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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기 ] 어떤 양형 이유

나복이 2025. 1. 31.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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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양형 이유 - 박주영 ]

※ 책에대한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주관적인 생각 입니다.


[ 📌 서론... ]

흔히들 사람들이 말하는 '사'짜 직업 중에서도 높다고 생각되는 '판사' 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책...

사실 높다고 생각 되는 이유도 삶에서 동떨어져 있어서이지, 법과 법원 그리고 범원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존재 했었고, 마냥 우리가 생각 했던 것 처럼 차갑지도 않았다.

 

책 자체는 판사에 대해서만 말하지만 읽다 보면서 느낀점중 하나는 어떤 직업이던 누구던지 언제나 시작하는 '처음' 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시작할 때에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현실의 벽에 부딪히기 전 까지 열심히 달리는데, 막상 벽 앞에서 서면 다들 똑같은 고민을 하는구나 싶어서 동질감 또한 느껴졌다.

 

차가운 판결문만 보는게 아닌 판사 개인의 의견들이 들어간 양형의 이유를 같이 보는게 재밋었고, 특히나 판사님께서 책을 많이 읽으셔서 그런걸까 필력이 정말 좋으셨다.


[ 📌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글들... ]

이 책은 곧 1심 판결문이고, 독자는 당사자이면서 곧 상급심이다.
상급심은 1심의 결론을 받아들여 판결을 인용할 수도 있고, 결론이 틀렸다고 파기할 권한도 있다.

 

정말 판사다운 문장이라고 생각되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문장은 책의 앞쪽에서 나오는데 실제로 나도 책을 읽으면서 모든 것에 동의할 수는 없었는데, 내가 상급심이라는 생각에 나는 다르게 생각해라고 편하게 반박 하고는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국민은, 불복할 수 없는 상급심이다." 라면서 독자에게 당신의 판사로서의 삶을 틀렸다고 말해도 항소할 수 없다는 말이 누구를 위해서 살아왔는지 작가님의 판사로서의 삶을 옅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니였을까 싶다.


가정 내 폭력은, 인간의 마지막 안식처를 파괴하고, 가족 구성원들을 더 이상 의지할 곳 없는 극한의 상황으로 내몬다는 점만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다.

 

내가 가정 폭력의 모든 아픔을 이해한다고 말하기에는 너무나 좋은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부족하다는 점은 알지만 내가 공감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나는 청소년기에 합기도 도장을 다녔었고,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맞았었다.

그 중에서도 기억 나는거 몇 개만 적어본다면 죽도 두 개를 다리에 끼운채로 주리를 틀리거나, 손가락 사이에 쇠 표창을 끼운채로 발로 밟아서 누르는 등 고문과 가까운 폭력을 당했고 거의 15년 넘게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그 상황들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지금 그런일이 벌어진다면 사회적으로 난리 나겠지만 그 당시에는 폭력이 당연시 되어있는 사회적 풍조 때문에 나도 당연하게 생각 했다.

(물론 내 성향인지 모르겠지만 기억과는 별개로 내 삶에 영향을 미친적은 없다.)

 

특히나 어릴 때 강렬한 기억은 잘 지워지지 않는 것 같은데, 가정 내에서 폭력이 벌어진다면 어떨지 상상만 해도 끔찍한게, 나의 경우에는 도장에서 1 ~ 2 시간만 보내면 집에 가서 쉴 수 있었지만 가정 폭력의 경우는 다르니까...

 

판사님 또한 "우리 사회의 가정폭력에 대한 불개입 풍조는 극복되어야 한다." 라고 답답함을 토로 하시기도 한다.

가정이 최소한의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공권력에 개입에는 반대하는 사회적 풍조가 어린 아이들을 가정 폭력에 더 노출 시키는게 아닌가 하는 마음 이시지 않을까?

 

물론 이런 영역은 현실적으로 제도적인 방지 시스템을 구축 하는게 말 보다 수십배는 여러운 부분인 것 같아서 그저 안타깝다.


적법이라는 미명 아래 불법의 영토를 확장하는 것은 아닌가?

 

아.... 이 부분이 정말 개인이 갖는 직업적인 소명을괴롭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물론 내가 법을 다루는 직업은 아니지만 분명히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만의 직업 의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 한다.

내 신념이 꺾여야 하는 시점에 구부러질까 부러질까 고민하는 시점에 이런 고민들을 하는 것 같다.

 

가끔 뉴스를 보면 법 위에서 노는 사람들과 법의 헛점을 파고들어 많은 피해를 끼치고 금전적인 이익을 취해도 솜방망이 같은 처벌로 끝나는 경우 국민의 공분을 사면서도 판결을 낡은 법 안에서 끝내야 하거나 권력에 압박에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내가 알 수 없는 부분 이지만 조심스럽게 추측 해본다.

 

판사도 사람인데 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한 몸에 받고 싶을까?

그런 어려운 상항을 이해한다고 말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솜방망이 처벌로 사기치기, 범죄 저지르기 좋은 나라라고 불려도 오명이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 판사들을 밉게 만들고, 정말로 판사들의 힘이 국민으로 부터 나오는지 의문이 드는걸 막을 수 없다.


나는 페미니즘을 둘러싼 최근의 격렬한 논쟁이 늦었지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바람직하다는 말에는 동의 하지만 그 옳바르지 못한 과정에서 잃은게 너무 많은게 아닌가 싶다.

정작 가해 세대는 40대 이상의 남자들이지만 가해자로 핀치에 몰린건 20 ~ 30 대 남자들 아닌가?

청소년기가 끝나고 사회에 나오고, 군대를 제대하니 잠재적 가해자 같은 소리를 듣고 있으니 힘이 빠질 수 밖에

 

반대로 40 대 이상의 여자들이 피해자라면, 운동을 주도하는 세대 또한 잘못된 것 같다.

가해한 세대는 오히려 입 닦고 시치미떼는 상황에서 두들겨 맞는 상황이 생겼으니...

 

우리집 어머니는 "여자가 무슨 대학이냐" 라는 소리를 면전에서 들으면서 자랐던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랐고, 내가 어릴 때 들었던 이러한 차별 이야기는 내 10대를 차별에 대한 불합리함에 대해서 직면하게 해주었지만 현 시대의 페미니즘이 내 관심을 식게 만들어 주었다.

 

이제는 관심 보다는 무관심으로 한 발자국 뒤에서 불똥이 튀지 않도록 바라보는게 내 스탠스 이다.

사실 나이가 먹으면서 이러한 갈등 뿐만 아니라 모든 이슈에 대해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는게 습관이 된 것 같다. (귀찮다..)

나는 그저 묵묵히 내 삶을 살아 가는걸로 ㅎ

 

어찌 되었든 이러한 운동은 큰 흐름이라서 피해가기는 힘들어 보이는데, 앞으로 성인이 될 남자들에게는 내가 한건 없지만 미안하게 되었다.

(무관심이 어쩌면 더 나쁠지도...)


살아 있는 것은 고유의 파동이 있기 때문이다.

 

법과 관련된 말은 아니었지만 책의 내용과는 별개로 나는 이 말에 정말 동의한다.

내가 좋아하는 형태의 삶이기도 한데, 고통을 좋아하는 변태냐고 물어본다면 아니고 사람마다 추구하는 삶이 있듯이 나 또한 파동이 있는 삶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살다 보면 좋든 싫든 큰 파동을 마주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게 내 기본적인 생각이고 어차피 마주할 어려움이라면 해결하고 경험삼아서 다음 어려움을 대비하는게 내가 지향하는 삶이랑 책에서 말하는 파동이 일치하는 것 같았다.


형벌과 손해배상이 언제나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살인 가습기살균제를 팔아도, 차에 불이 나도 사람의 생명을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의 숫자로만 파악하는 부도덕한 기업들이 생각 하기에는 사람의 생명에 대한 값을 손익계산 했을 때 죽은뒤 보상하는게 더 값 싸다라는 결론이 내려진 현실에 많은 사람들이 돈 보다 못한 목숨 취급을 받고 있다.

 

사업재해 사고로 하루가 멀다하고 사람은 죽어가지만 한 사람 죽어서 보상 하는게 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시설에 투자하는 비용보다는 값 싸기 때문이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단체라는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나 그걸 용인하는 기조가 확산되어 있는 현재 사람의 목숨이 사실 돈 보다 못해진 상황에 대해서 누군가는 '워라밸' 같은 단어와 함께 '저녁 있는 삶' 을 살지만 누군가는 '삶이 있는 저녁' 을 걱정하는 현실에 대해서 그저 슬플 뿐이다.


 

 

책 마지막 부분에 1987년 침묵하고 시위하는 학생들을 뒤로 하고 공부하러 학교로 향하던 자신에 대해서 설명하는 내용이 있다.

본인의 상황이 좋지 못해서 참여하지 못했다는 내용인데, 지금까지도 마음의 채무를 갖고 완납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서 아쉬움을 말하는 내용이 있다.

 

개와 늑대가 아니더라도 문장의 맥락 자체가 좋았다.

후회 없는 삶을 사는게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최상의 선택이라고 생각 했어도 뒤 돌아보면 후회되는게 인간인 것 같다.

쉽게 비유하면 주식으로도 익절 했다고 해도 주식 가격이 더 오른다면 돈을 벌었지만 후회하는 상황 한 번도 본적 없을까?

 

후회를 하지 않은 삶은 살 수 없지만 늑대에게 방울 하나 달아 놓았다면 후회가 적은 삶은 살 수 있지 않을까?

 


[ 📌 인상 깊은점... ]

판사님의 글 필력이 너무 좋으셔서 감탄한 부분이 많다.

그리고 판사로 인생을 살아 오면서 본인 자신에게 던졌던 무수한 철학적인 질문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면서 내 삶에 대한 고찰도 같이 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책 중반에 커브가 많은 길을 운전하면서 흔들리는 자산을 보면서 흔들릴 것 같은 자신의 판결에 대해서 고민하는 부분 같은게 일상 생활을 하면서도  얼마나 많은 고민들이 계속해서 자신을 괴롭혔을지 상상이 간다.

내가 더 공감하는 이유는 나 또한 눈물이 많아서 나와 같은 성향을 갖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누구보다 판사라는 직업에 어울리면서 누구보다 판사라는 직업에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 같았다.

그 누구보다 흔들리지 않고 차가운 판결문을 내야 하는 판사지만 그러한 판결문을 받고 싶다면 그냥 AI 에게 재판을 받는 것과 다를게 없지 않을까?

 

위에서 인용한 부분 뿐만 아니더라도 인상 깊은 부분이 많이 있었다.

  • 가난한 아버지는 함부로 늙어선 안 된다. (책임)
  • 개 값 - 죽인 애완견에 대해서 물어줘야 하는 금전적인 금액
    • 누군가에게는 가족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재판에서 돈으로 해결해야 하는 귀찮은 문제
  • 계도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청소년 재판
    • 계도가 불가능 하다고... 인간은 고쳐쓰는거 아니라고 강경하게 생각하며 살아 왔는데, 멀리서 바라 보았을 때에는 그 사람의 환경을 모랐으나 책에서 아이들이 처해진 상황을 설명 해주니까 나쁜길로 빠지는 이유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 📌 이 책을 추천하나요...? ]

많이 추천한다.

 

일단 내 삶에서 판사에 삶에 대해서 엿볼 수 있는 상황이 많지도 않았지만 나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 정말 강경하게 엄벌 해야한다는 생각을 항상 고수하며 살아 왔는데 책을 통해서 더 가까운 위치에서 범죄를 바라보며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엄벌해야 한다는 입장은 여전히 변함 없다.

나는 계도가 가능 하더라도 엄벌 후 죄 값을 깨끗이 치른 후 기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 한다.

 

판사 또한 직장에서 벗어나면 인간으로서의 삶이 존재하고, 다른 사람들의 눈초리를 무서워하는 그저 한 사람의 사회 구성원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청소년 법원에서 판사 생활을 하면서 재판 받았던 아이들에게 작성한 편지 같은 것 보면 더 인간적임이 느껴지는 부분인데, 책 중간 중간 얼마나 인간적이고 따듯한 사람인지 느껴지는 대목이 많이 있었다.

이젠 대부분 성인이 되었겠구나.
미안하다, 얘들아.
좀 더 사랑 넘치는 판사에게 재판받았더라면 너희 삶이 조금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었을 수도 있을 텐데.........

 

어쩌면 나보다 더 따듯하고 인간적인 사람이라고도 느껴졌다..

아마도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접한 판사, 변호사, 검사 밖에 없어서 나에게는 더욱 어렵게 느껴지는 직업 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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